[기고]올리브를 위한 천혜의 땅

  • 입력 2012.01.03 00:00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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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 튀니지는 2000년 전 지중해를 건너간 로마인들에 의해 점령되었다. 필자는 고대 로마인들이 그 멀고 먼 고생길을 마다하고 지중해를 건넌 이유를 지중해의 아름다움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튀니지를 다녀오고 나서 그 진짜 이유는 2000년 전 로마인들, 그들의 빵과 올리브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중해 연안과 인접해 있는 튀니지는 우리나라 관광객을 포함하여 일 년에 천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을 하고 있는 유명한 여행지이다. 튀니지를 관광하는 그 수는 튀니지의 인구수와 맞먹을 정도다. 튀니지가 위치한 지중해 연안은 화창한 날씨 그리고 건조하고 비옥한 땅을 가지고 있다. 튀니지는 유명 관광지로 명성을 얻기에 이미 자연적으로 충분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튀니지에 로마인들이 건너간 목적은 관광이 아닌 그들의 빵과 올리브를 차지하기 위해 왔을 것으로 생각된다. 거대한 로마제국의 큰 식량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새로운 식량 생산거점이 필요로 하였던 것이다. 튀니지를 포함한 지중해 연안은 작물을 생산하기에 천혜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식물이 자라나는 데 필요한 충분한 햇볕이 연중 내리쬐는 비옥한 땅이 있다. 그리고 더불어 건장한 북아프리카인들의 노동력이 존재한다. 이러한 튀니지의 조건으로 인해 로마인들은 밀과 올리브 생산을 위해 지중해를 넘었다. 그리고 방대한 그들의 농장을 만들고 그 농장들을 지키기 위해 큰 성을 쌓았을 것이다.

수천 년 전 로마인들이 가져온 밀과 올리브는 로마의 역사이자 튀니지의 전통과 역사가 되었다. 오늘 날 튀니지에서는 매일 매일 끼니마다 먹는 주식이 빵과 올리브이다. 로마인들이 전해준 밀과 올리브는 튀니지에서 수천 년의 시간동안 다양한 음식, 전통과 문화를 만들어 왔으며 그 전통과 문화는 튀니지 곳곳에서 지금까지 유지되어 오고 있다. 튀니지는 500만 헥타르의 농경지를 가지고 있다. 그 중 반 이상에서 밀과 올리브가 재배되고 있다. 튀니지에서는 아직도 로마인들이 가져온 방식대로 빵을 만들고 올리브기름을 추출한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들은 로마인의 밥상이 지중해를 넘어와서 아프리카에 까지 차려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지중해를 넘어 전파된 로마인의 밥상에 재를 뿌리는 것이 하나 있다. 그 것은 가뭄이다. 지중해가 아무리 좋은 환경이라고 할지라도 가뭄이라는 골칫거리 때문에 문제가 생기곤 한다. 가뭄은 수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매 한가지였기 때문에 가뭄을 피해 비가 올 때 밀 종자를 뿌리고, 가뭄에 강한 올리브를 심는다고 한다. 가뭄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은 수천 년 전 부터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우수한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해 이들 지역의 가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려한다. 그 중의 하나로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식품 농업 협력이니셔티브(KAFACI)의 지원으로 튀니지 올리브 연구소와 가뭄 극복을 위한 공동연구과제를 만들어 수행하고자 한다. 이 공동 연구를 통해 튀니지의 가뭄 해결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농촌진흥청 신작물개발과 / 권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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