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대홍수 상처딛고 문화유산 위용뽐내

가장 번성했던 왕국 태국 중부지역 아유타야 지난해 휩쓴 홍수

  • 입력 2012.03.26 00:00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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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태국을 휩쓴 홍수는 방콕과 아유타야 등 태국 중부 지역에 집중됐다.

아유타야는 1767년 버마(미안먀)의 침략을 받기 전까지 417년간 태국에서 가장 번성했던 왕국이다.
1350년 우텅 왕이 아유타야를 세운 이후 33명의 왕을 배출하며 아유타야는 왕국을 이끌어 갔다. 태국과 서양의 접촉이 처음으로 이뤄졌던 곳도 이곳이다.
당시 아유타야는 한 포르투갈의 모험가가 '세계 무역의 중심지'라 일컬을 만큼 큰 도시를 형성했지만 침략과 파괴가 잇따르면서 역사 속에 묻히고 말았다.

현재 아유타야에는 1000여개의 사원이 있다. 그러나 14세기 아유타야 시대의 찬란한 불교 문화를 간직한 마하탓 사원(Wat mahathat)의 돌담 10여m는 지난 홍수 때 허물어졌다.
지난 16일 찾은 마하탓 사원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홍수 피해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아유타야는 건기를 맞아 홍수 상황이 안정되면서 붐비는 관광객들, 뜨거운 날씨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다운 면모를 뽐내고 있을 뿐이었다.

마하탓 사원은 프라씨 싼 펫 사원(Wat phra si sanphrt)과 더불어 중요하게 여겨지는 사원이다.
사원 여기저기에는 머리가 잘려나간 불상, 머리만 남은 불상 등이 나뒹굴어 참혹한 과거를 말해주고 있다.
마하탓 사원에서 가장 유명한 불상은 잘려나간 머리가 뿌리에 감긴 불상이다.
이곳에서는 불상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로 언제나 북적인다.
방콕 왕궁 내 에메랄들 사원과 비교될 만큼 중요한 사원인 프라씨 싼 펫 사원도 유럽, 미국, 아시아 각국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프라 씨 싼펫 사원 입구에 들어서면 3개의 높다란 쩨디(탑)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는 170kg의 금을 입힌 16m 높이의 입불상이 있었지만 1767년 버마인들이 불을 질러 녹아 없어졌다.

아유타야의 7대 왕과 그의 동생의 화장터 위에 만들어진 사원으로 상당한 보물이 묻혀 있던 라차부라나 사원(Wat ratchaburana)은 탑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금과 보석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왕관과 보물들이 숨겨져 있던 높은 탑을 올라가면 당시 묻혀있던 보물의 사진과 설명을 볼 수 있다.
계단을 통해 지하로 내려가면 고대인들이 남긴 벽화도 볼 수 있다.
아유타야 지역에서 홍수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사원은 차이왓타나람 사원(Wat chaiwatthanaram)이다. 롭부리 강(Lopbura River)과 짜오프라야 강(Chao Phraya River)과 인접해 있어 피해가 컸다.

현재 차이왓타나람 사원은 침수 피해로 관광객들의 출입이 금지돼 있다.
출입금지 구역 외곽을 거닐다 보면 강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세워진 사원의 아름다운 모습의 감탄하게 된다.
이곳은 1630년에 프라 쌋 왕이 그의 어머니를 위해 세운 사원으로 앙코르 왓을 모델로 건축했다.

사원 중앙에 육각형의 탑인 높은 쁘랑(크메르 양식의 영향을 받은 탑)이 솟아 있고 사방에 8개의 작은 쁘랑이 있다. 작은 쁘랑 내부에는 벽화가 남아 있다.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유타야는 홍수 피해의 아픔을 딛고 전세계 관광객들을 맞을 준비를 모두 마쳤다.

태국 관광청 수라폰 스웻스레니 청장은 "연말부터 3월까지 성수기를 거치며 여행객이 다시 늘어나 관광시장이 예전처럼 회복되리라 확신한다"며 "과거 이와 비슷한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에도 태국 관광시장은 빠르게 회복됐다"고 밝혔다.
이어 "태국 관광지 대부분은 여전히 여행객들을 환영하고 있으며 국제공항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며 "성수기 여행객들이 태국 방문을 꺼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수라폰 청장이 내비친 자신감처럼 올해에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고대 아유타야 왕족의 흔적을 찾기위해 이곳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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