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김성찬이가 진해구 반드시 살리겠습니다”

박근혜 위원장 출마 권유에 며칠 밤을 잠 못이루고 고민에 고민

  • 입력 2012.04.25 00:00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월도 막바지에 이른 하오. 화사한 벚꽃이 산화해 잔설처럼 쌓인 제황산 공원이 바라다 보이는 남양빌딩 2층은 대담 당일 그동안 임시로 빌려 썼던 김학송 의원의 사무실을 비워주고 이사 하는 날이라 채 짐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채 어수선했다. 그러나 선거를 승리로 이끈 해군제독의 위엄과 사자후(獅子吼)는 장복산을 뒤흔들 만큼 패기가 넘쳤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표의 간곡한 삼고초려로 선거한달 여를 앞두고 “진해를 사수하라”는 명을 받고 출전한 김성찬 제독은 며칠 밤을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무장은 전쟁에서 죽는 것을 영광으로만 생각했던 이 충무공의 후예인 전 해군참모총장 김성찬은 이전투구와 모략과 중상이 횡횡하는 정치판으로 뛰어드는 것이 그가 무장으로 살아온 40여년의 세월보다 더 어려운 결단이었다고 씁쓸하게 운을 뗐다.

8명에 가까운 타 후보들은 2년 전부터 입지를 갈고 닦아온 지역의 내 노라 하는 노련한 정치인들. 진해통합이란 아킬레스건 때문에 3선의 국회의원이 공천 탈락한 상황에서 김성찬 제독의 출마는 낙하산이란 오명과 함께 가장 인기 없는 후보였지만 그는 충무공이 노량해전에 임하는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가장 열세였던 조직과 자금력에도 불구하고 1만6000여표가 넘는 압도적인 표차로 유력후보를 누르고 명실공이 진해의 지도자로 당당하게 복귀했다. 왕의 귀환이 아니라, 불멸의 이충무공의 귀환 같은 기적의 드라마가 실제로 재현된 것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위원장의 출마 권유를 두 번이나 받고도 망설였다는데
- 첫 번째는 단호하게 거절했으나 두 번째 권유를 받았을 때는 권유가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당명으로 여겨졌습니다. 위기에 처한 고향 진해의 민심을 안정시키고, 통합으로 인해 민심이 극도로 이반된 상황에서 타 후보들은 이미 ‘진해 되찾기’란 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메뉴를 들고 나왔으나 저는 국법으로 통합된 정부정책에 반해 그분들과 같은 ‘진해 되찾기’라는 메뉴를 내세울 수 없었습니다. 당시의 심정은 조조의 백만 대군 속에 필마단기로 뛰어든 장비나 조자룡처럼, 폐선이나 다름없는 군선을 이끌고 막강한 왜군의 주력함대로 돌진하는 한산대첩처럼, 그런 각오였습니다. 당선은 아예 생각지도 못했고 ‘승패는 병가의 상사’라는 말처럼 당락에 연연하지 않고 무장답게 당당하게 싸우면 된다는 심경으로 선거전에 나섰습니다.

△선거공보를 보니 대표공약이 다섯 가지였습니다.기초의원들도 입후보 때는 수십 개의 공약을 늘어놓는데 너무 적다는 생각은 안 들었는지
-공약(公約) 즉, 매니패스토는 주인인 시민들에 대한 약속입니다. 과거 대통령을 비롯한 위정자들이 수없는 공약을 늘어놓고 국민과 지역구민들을 현혹시키며 당선됐지만 과연 그 공약들이 얼마나 지켜졌다고 생각하십니까? 전 실행하지 못할 약속은 저희 진해구민들에 대한 기만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지키지 못할 공약은 참모들이나 일부 지지자들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정직한 공약 그리고 그 공약을 빠뜨리지 않고 실천하는 것이 무장다운 나의 철학이자 신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통합창원시 중 가장 인구가 열세인 상황에서 통합으로 인해 진해발전이 이뤄질 수 있을까 하는 구민들의 우려가 높습니다. 마산의 두 의원은 청사를 마산으로 가져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고 창원의 분위기 역시 다시 분리하자는 의회결의안까지 내놓은 바가 있습니다. 동상이몽의 결과로 보는 견해가 있는데 가장 예민한 이 문제에 한마디 한다면
-제가 보기에 세 도시 중 가장 취약한 힘을 지닌 진해로 청사가 유치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여론이 있습니만 마산·창원의 기 싸움에서 진해가 주도권을 쥘 수 있는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진해구민들께서 제게 힘을 모아주신다면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 공약이 다섯 가지 밖에 안 된다고 하는데 거창한 공약(空約)보다 실현성이 가능한 그런 공약에 매진해 실리를 취하는 것이 ‘진해살리기’의 대의명분이 아니겠습니까?
1. 진해의 이미지와 걸 맞는 민·군 복지타운
2. 태백·경화주민들의 숙원인 태백삼거리와 속천해안을 잇는 도로 해결
3.전셋값 안정을 위해 임대주택 3000호 건설.
4. 풍호동 시운학부 부지에 진해문화체육센터 건립
5.신항만부지 100만㎡(약 33만평)에 3000억 규모의 예산을 투입, 물류단지 조성으로 새 일자리 창출
그 외에 상세하게 세부조항까지 말씀드릴 수는 없으나 이미 제가 구민들을 상대로 보낸 선거공보의 매니페스토가 구민들께 제출한 공증각서와 같은 것으로 받아들이시고 평생 거짓 없이 당당한 무장으로 정직하게 살아온 이 김성찬이를 믿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지구당 사무실과 조직이 제자리를 찾으면 각계각층의 구민들로 ‘진해발전 추진위원회’와 ‘매니피스토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지역 여론을 취합해 나가는 큰 대의정치를 토착시키겠습니다.

△세간에서는 가장 회자가 되고 있는 것이 문자메시지 문제입니다. 특정후보의 편을 들어 김 당선자를 무작정 폄훼하는 일부 시민단체와 언론에선 김 당선자도 연루돼 곧 법의 단죄를 받을 것처럼 침소봉대해서 기사화를 하고 있는데 한 말씀 한신다면
-허허!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입니다. 그리고 법의 판결이 내리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존재합니다. 제가 총선 한 달 앞두고 내려올 때 제겐 조직도 자금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전 당락에 상관없이 거짓 없는 공약, 돈 안 쓰는 선거를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오직 진실은 통한다는 신념 하나로 한 달 내내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거리를 누비며 다녔습니다. 선거 땐 많은 자원봉사자가 몰리는데 제겐 그럴만한 사람도 별로 없었습니다. 또한 제가 돈을 안 쓰니 누가 저를 돕겠다고 나서겠습니까. 그런 와중에서도 저를 돕는 고마운 분들이 다소 있었는데, 사실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 없었고 자원봉사자 중 몇 분이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구구한 변명은 더 늘어놓지 않을 것이며 제가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겠습니다. 전 국회원보다 40여년 군생활의 명예를 지키고 싶은 게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 하늘을 우러러 맹세하거니와 제 직계가족이나 선대본부장, 사무장, 회계책임자는 몰랐던 일이며 자원봉사자가 유권자에게 알려야겠다는 다소 과한 열의가 빚어낸 아이러니라고 생각합니다. 4만표 이상을 제게 주신 구민들께선 제 진실을 믿어주실 거라 믿고 의정에 전념해 진해발전의 공복(公僕)이 되겠습니다. 끝으로 음지와 양지에서 물심양면으로 이 김성찬이를 믿고 도와주신 구민 여러분과 지인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나를 고발한 패자 분들과 비난하는 언론에는 승자의 대도답게 맞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며 언론사의 비난과 비판을 오히려 반면교사와 타산지석으로 삼아 더욱 정직한 구민의 심부름꾼으로 거듭 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낙선하신 후보분들께 심심한 위로를 전해드리고 시간을 내서라도 그분들을 방문해 진해발전을 위한 조언이나 충고가 있다면 받아들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전 평생을 전쟁터에서 살아온 무장이었고 3면이 바다인 해양을 지키는 해군의 총수로 해군참모총장의 과분한 지위까지 올랐습니다. 불멸의 이충무공 제독의 분신답게 고향 진해를 지키고 발전시켜나가는 불멸의 김성찬 제독으로 분골쇄신하는 자세로 일하다 고향에 뼈를 묻겠습니다. 얼마 전 김소봉 주필께서 칼럼에 쓰신 일장공성만골고(一將功成 萬骨枯)라는 고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영웅은 혼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장수를 위해 수없이 앞장서 죽거나 다친 장병들이 있었기에 승리의 영광을 얻게 된다는 글귀는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김성찬이 가장 열세라는 출마 당시의 여론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으로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분들의 아낌없는 노력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가 구태여 인구밀집 지역인 동부지역에 사무실을 두지 않고 서부 쪽에 사무실을 개소한 것도 침체된 서부를 살리겠다는 각오라는 것도 믿어주시길 바라며 이 김성찬, 구민여러분의 행복지킴이가 돼 열심히 그리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쉼 없이 뛰겠습니다. 믿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취재=김소봉 상임논설위원·정리=이민섭기자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