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점입가경 [漸入佳境]

  • 입력 2012.06.27 00:00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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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산청군의회는 제206회 임시회를 통해서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 했다. 그동안 다른 자치단체와는 다르게 너무나도 조용했기에 후반기 의장에 대해서 주민들은 무성한 추측만을 할 뿐 예측조차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26일 임시회를 통해서 드러난 의장단 선출 결과를 놓고 볼 때 참으로 점입가경(漸入佳境)이 아닐 수 없다.

산청군의회는 ‘의회는 주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집행부의 행정집행사항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기능을 말한다’고 의회기능을 정의하고 있다. 또 산청군의회는 ‘의회는 주민이 선출한 의원으로 구성되며, 자치단체의 중요 의사를 심의·결정하는 주민 대표기관으로서의 지위를 가진다. 주민이 지방자치의 행정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대표자를 선출하여 행정에 참여하는 대의제에 의한 간접참여 정치에 있어서는 주민의 대표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 필수적이며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 의회이다’라고 여러 가지 의회의 지위 중에 주민 대표기관으로서의 지위를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산청군의회의 후반기 의장단 선출을 놓고 볼 때는 과연 의원들의 본의는 뭔지, 도대체 어떤 부분이 주민들을 대표하고 주민들을 위하는 것인지 찾아 볼 수가 없다.

기초의원들이 유권자인 주민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지방의원들의 사고나 마인드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민들은 해마다 기초의회의 무용론을 심각하게 거론한다. 또 기초의원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왜 많은 것일까? 그것은 의원이 가져야 할 기초적 함량 부족의 의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의원이라는 상당한 신분의 명예를 얻었다면 사회에 대한 책임과 지도층 인식이 뒤따라야 한다.

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드러난 극명한 편 가르기 그리고 나눠 먹기식의 상임위 배분 등 자리에 연연해서 인지 기초의원들의 본분보다는 눈치보기식의 합종연횡(合縱連衡)이 판을 친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후반기 의장선거에서도 재현되니, 활발한 의정활동보다는 후반기에도 상호간의 이해관계로 나누어져서 의원 상호간의 반목이 결국 유권자인 주민에게 모든 것들에 대한 피해로 돌아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초의원들은 스스로 자아적 성찰을 해야 한다. 이 말은 날마다 새로워져야 한다는 말이다. 주민들이 기초의원들에게 비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초의원 각자의 행태와 자질에 관련된 문제다. 지방의원이 된 이유는 자기실현의 욕구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유야 어찌됐던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함이 기초의원들의 본분이라 생각한다.

산청군의 기초의원들 스스로는 지역과 주민을 위해 열심히 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주민들의 눈에는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 산청군의회 의원들은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놓고 ‘그것은 주민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이해를 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바람은 의원들의 자리 배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민대표로서의 기능을 잘 해달라는 것일 것이라 생각한다.
지역특성에 맞는 조례안 발의 등 계량화 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드는데 소홀해도, 편법을 동원한 의원들의 겸직에도 주민들은 아무 말 없이 믿고 기다렸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 가운데는 여전히 법령을 교묘히 피해 겸직행위를 하고 있다. 지방 자치법 제35조는‘지방의회 의원은 해당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단체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거래를 할 수 없으며, 이와 관련된 시설이나 재산의 양수인 또는 관리인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자는 끊임없이 기자수첩을 통해 ‘소통’을 부르짖어 왔다. 하지만 몇 안되는 의원들 간에도 소통이 되지 않으면서 무슨 주민들과의 소통을 얘기 할 수 있겠는가를 생각하니 씁쓸해진다. 이번 후반기 군 의회 의장단 선출을 바라보며 기자는 자괴감마저 느낀다. 지방 정치는 중앙정치와 달리 더 겸손해야 하고 주민 본위의 정치를 해야 한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으면 입은 자신도 어색 할 뿐 아니라 보는 사람도 우습다. 몇 해 전 모 방송국 드라마에서 유명했던 말이 생각난다.

‘웃기고 있네! 정말~’

노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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