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참다운 장애인복지를 생각하며

  • 입력 2006.08.14 00:00
  • 기자명 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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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이 지난 10일 오전 김해시 삼계동 장애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장애인종합복지관이 잘 지어졌다. 그러나 잘 지어졌다 하더라도 이용하는 사람이 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말을 했다.

주무장관으로서 장애인복지의 핵심은 시설이나 제도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장애인의 육체적·정신적 불편함이 인간적 모욕이나 좌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장애인복지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똑같은 인권을 가진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선천적·후천적 장애가 소외와 차별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2005년 조사된 보건복지부 ‘장애인실태조사보고서’(5년마다 조사)에 따르면 전국장애인 수는 214만9000명이고 그 중 재가장애인인은 210만1000명, 시설장애인은 4만8000명이며 장애범주 확대와 장애발생요인 증가 등으로 2000년에 비해 69만9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가구원 중 장애인이 있는 가구비율은 12.3%로 8가구 중 1가구꼴로 장애인 가구로 나타났다. 장애원인은 89%가 후천장애로, 후천원인 중 질환이 52.4%, 사고가 36.6%로 나타났다.

통계로 보더라도 가족이나 친척 중에 장애인이 없는 사람은 드물 것이고, 자신이 질병이나 사고로 장애인이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한 사회공동체가 선진사회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것은 경제지표가 아니라 그 속에서 살아가는 구성원들이 느끼는 삶의 질이다. 다행히 장애인의 생활만족도는 45%로 5년전 조사보다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장애인, 비정규직, 외국인 노동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등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는 야만적 국가폭력, 자본폭력이 횡행하는 현실을 계속 방치해서는 안된다. 장애인 문제는 우리사회가 진정으로 한 단계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느냐 아니냐를 가르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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