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인문제 우리 모두의 책무

  • 입력 2006.08.14 00:00
  • 기자명 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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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34도를 웃도는 찜통더위를 피해 시원한 산과 바다를 찾는 젊은이들이 곳곳마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이 떠난 빈집에는 노인들만 우두커니 남아서 집을 지키고 있다. 아니면 에어컨도 없는 노인정에 늙은이들이 빼곡히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며 무료함을 달래고 있음을 본다.

청춘남녀들이 해변에서 반라를 뽐내며 희희낙락하고 있을 때에 노인들은 한증막 같은 좁은 방에서 하나의 선풍기 옆에 둘러앉아 무더위를 피하는 모습에서 오늘의 고령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이제는 가족단위의 피서라고 할 때 노부모를 제치고 저네들 부부와 자녀들만이 떠나는 풍조가 돼 버렸으니 20∼30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할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 어찌 부모에 대한 효도는 어디가고 일말의 배려조차 할 줄 모르는 세상이 돼 버렸으니 이제는 노인문제가 심각한 문제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의학의 발달과 생활수준 향상으로 평균 수명이 높아지고 세대간 생활형태의 차이로 대가족이 핵가족이 되면서 노인들이 홀로 서야 하는 시점에 당도하고 말았다. 그 홀로서기를 돕는 일이야말로 노인에게 보람된 노후를 마련해 주는 발상의 전환이며 획기적 계기라 하겠다.

앞으로 복지시설의 확충도 중요하지만 전래의 미풍양속인 경로효친사상의 함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아무리 세상이 변한다 해도 천륜을 거역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싶다. 뭐니뭐니 해도 노인들에게 일자리 제공이 중요하다. 취업알선에 지자체에서는 발벗고 나서야만 한다. 이 밖에 당국에서는 노인 휴식공간의 확충, 노인복지 전문인력의 임용배치, 양로시설의 입소 간소화, 노인인력의 활용, 노인병 의료기관의 설립 독려, 노인복지시설에 대한 제세공과금 면제 등에 과감한 투자와 폭넓은 관심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이 모두가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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