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뼈를 깎아야 거듭날 수 있다

  • 입력 2006.08.21 00:00
  • 기자명 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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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이용훈 대법원장이 법조비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법원의 수장인 대법원장이 직접 국민께 머리숙여 사죄한다는 것은 그만큼 사법부가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는 말이다. 물론 법원장 회의 결과 대책도 마련되었다. 이에 앞서 14일 창원지법에서도 전체 판사회의를 열고 소속 법관들의 의견을 수렴해 다짐문을 채택하고 비리 근절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법관윤리위원회 설치 및 외부 인사 징계위원회 참여 등 대책이 마련됐지만, 그것만으로 법조비리가 근절된다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다른 어떤 공무원보다도 법관에게 강력한 윤리의식이 필요하다는 것은 국민 뿐 아니라 법관들도 공감할 것이다. 또한 극소수의 비리 관련 법관 때문에 평소 성실히 본분을 다하는 법관이 싸잡혀 비난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줄 안다.

그러나 깊은 사랑을 할수록 배신의 증오는 더 깊은 법.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 특히 법관에 대한 믿음과 존경은 타 공무원에 비교할 수 없음을 대다수 법관들도 긍정하리란 생각이 든다. 타인의 부정을 단죄하는 법관 한 사람 한 사람이 법적 판단을 기다리는 국민에게는 법원 그 자체이며 사법부의 최고 대표이다. 그 믿음이 깨진다면 법관이 내린 판단을 의심하고 배척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실제로 18일 서울의 한 법정에서는 판사의 선고 형량이 낮다며 자해하는 소동도 벌어졌다고 한다. 또 법관은 아니지만 법무부 간부급 공무원이 브로커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사법에 대한 불신의 뿌리가 더 깊어지기 전에 사법부는 정말로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나만 아니면 되겠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이 있다면 버려야 할 것이다. 비리 법관에 대한 처벌 역시 직무의 특성상 무겁게 처벌해야 할 것이다. 기득권이 있다는 생각이 있다면 그 역시 버려야 할 것이다. 그러한 ‘뼈를 깎는’ 고통으로 노력한다면 다시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사법부로, 법관으로 거듭 태어날 것이다. 그 노력은 전적으로 사법부의 몫이다.

윤여상기자/사회D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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