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쁘게 오르다 지치면 쉬어가고 하늘 한 번 올려다보고 생각 한 줌 손에 쥐고 녹음 우거진 숲길을 다시 걸으며 감사라는 화두를 떠올려본다. 오늘날의 내가 있기까지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음을 망각하고 산다면 그는 분명 고마움과 감사를 모르는 사람임이 분명하다. 원래 인간이 가진 믿음을 두고 유리알처럼 잘 부서지고 깨지는 것이라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믿음에는 없던 권력을 쉽게 쥐었을 경우 그 사람의 본질을 알 수 있고 기본 바탕에 깔린 본성을 알 수 있다. 그들이 가지게 된 권력은 스스로의 능력으로 가졌다기보다는 주변의 도움으로
떠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봄이 떠나는 날 여러 민심이 움직이고 동네 논밭 어귀에서 땀 흘리며 일하던 묵묵한 농심도 떠나기 시작했다. 지난 선거철에 머물렀던 잠깐의 믿음도 헛공약이라는 배반을 남기고 하나둘 떠나보내야 할 때임을 알았다. 봄이 떠난 간이역에서 숨죽인 민심의 눈물을 봤다. 우리가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이 헛바퀴 도는 기차를 타고 떠난다. 이름값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당들의 당론에 무조건 따라가는 소신 없는 정치가 농민을 힘들게 하고 있어도 누구 하나 힘을 보태지 않는다. 농산물 가격은 철마다 도박에 가까운
꽃 화사한 봄에서 녹음 울창한 여름으로 접어드는 날. 목탁소리 은은한 절간을 찾았다. 아직 털신을 벗지 못한 계절감 없어 보이는 비구승은 필자를 일 년에 한 번쯤 찾아오는 불량 신도로 기억해 낸다. 부끄럽지만 그래도 종교란에 불교라 기록하는 뻔뻔스러움으로 산다.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뻔뻔스럽게 사는 사람이 어디 한 둘이겠냐마는 일반 국민들의 생각과는 DNA 자체가 달라 보이는 정치인들에 비하면야 그 정도의 뻔뻔함이 비교 대상이나 될까? 뻔뻔스러움을 풀어보면 ‘부끄러운 짓을 하고도 염치없이 태연하다’라는 의미이다. 정치에서의 염
연둣빛 바람이 가슴으로 불어오는 5월이다. 하얗게 피었던 이팝나무 꽃잎이 힘없이 낙화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래도 의연한 계절은 꽃 진 자리에 초록 물결을 일렁이게 했으니 자연의 힘은 참으로 대단하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계절임에 틀림없다. 숲으로 가면 계절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을 봄의 끝자락을 정식으로 만날 수 있을까 싶은 기대감을 안고 길을 나서 산길을 걸으며 사색에 잠겨보는 시간을 갖는다. 5월인데도 햇살은 생각보다 뜨겁다. 지난주 대통령 취임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지만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로 따지자면 노무현 대통
불황이다. 시중 경기가 말이 아님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무언가 가슴속을 허전하게 치밀어 오르는 피할 수가 없는 메스꺼움이 있다. 계절은 하늘도 바다도 산도 모두가 푸른 신록으로 물들었건만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는 냉랭하고 차디찬 겨울보다 더 차갑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5월 가정의 달이 언젠가부터 서민에게는 불만의 계절, 결손의 계절로 다가와 있다. 들어오는 돈은 고정적인데 나갈 돈은 평소의 두 배를 넘는 5월이다. 정부의 노조 압박정책 때문인지 예전에 비해 5월 춘투도 사라져가는 느낌인데 경기는 왜 이럴까? 이상하다.
내년 병사 월급이 정부 지원금을 포함해 사실상 130만원으로 오른다. 2023년 국방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67만6100원인 병장 월급은 내년 32만3900원이 올라 100만원이 되고, 자산 형성을 도와주는 내일준비적금의 정부 지원금은 월 최대 14만1000원에서 30만원으로 오른다. 이에 따라 병장 월급은 사실상 130만원(월급 100만원·지원금 30만원)이 된다. 월급과 내일준비적금을 합한 금액은 병장 기준 2024년 165만원(월급 125만원·지원금 40만원), 2025년 205만원(월급 150만원·지원금 55만원)으로 점차
시민은 저마다의 바람을 가지고 산다. 그것을 두고 행복해지고 싶은 욕망이라고도 표현한다. 행복의 조건에는 내가 사는 동네가 지닌 환경적 요인도 크게 작용한다. 도시가 아름답다는 것은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시민의 눈물겨운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로 인해 도시가 지저분해졌다면 시민이 행복해져야 할 권리는 누가 빼앗은 것일까? 도로가에 설치된 현수막이 환경을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이 불거진지 오래다. 특히 정당들이 내건 각종 정치적 현안에 대한 구호를 선전하는 현수막은 이제 사회적 문제로 등장했다.
연화산 도립공원에 위치한 옥천사는 남북국시대 통일신라의 승려 의상이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대한불교조계종 본사인 쌍계사의 말사로 676년(문무왕 10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임진왜란 때 전소된 뒤 1639년 인조 17년에 ‘학명’과 ‘의오’가 중창했으며, 1883년 고종 20년에 용성(龍城)이 중건했다. 1919년에는 영호(暎湖)가 강사로 있으면서 세진교(洗塵橋)를 놓은 것을 비롯해 두 차례 중수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1985년 경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고성 옥천사는 사찰의 지붕이 마치 연꽃무늬처럼 배열돼 있으며, 그
날마다 새로운 것을 연출해 내는 봄은 이른 새벽부터 눈을 뜨게 만들어 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창에 기댄 햇살이 방안으로 스며드는 소리에 몸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하루 종일 봄 곁에 머물다 새벽에 봤던 달빛의 꼬리를 저녁이 돼서야 석양으로 돌려보내고 왔다. 달빛이 아름답고 석양빛까지 아름다운 봄날, 아쉬움 가득한 지역 인사의 행보는 찬란해야 할 초록이 황사로 흐려지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돼 있는 사람, 그런 느낌을 주는 우리 지역 일부 의원들과 선출직 지자체장의 모습이 봄의 기운을 흐리게 한다. 본인들이야
어느 봄인들 그렇지 않을까마는, 올해의 봄도 불현듯 찾아와서 홀연히 떠나가고 있음이 느껴진다. 둘러보니 어느새 꽃들이 피어있고 그 꽃을 바라봐 줄 여유조차 없던 차에 바람은 슬그머니 부드러워지더니 느닷없이 내리는 봄비에 만개한 꽃들은 벌써 하나둘 지려한다. 본지 창간 17주년을 축하하는 듯한 봄비인지라 더 반갑다. 오랜 가뭄으로 산불도 잦았고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농민들의 가슴도 타들어가던 차에 적절히 내리는 봄비라 환영받을 만하다. 어제부터 창간 특집 지역 정치인에 대한 여론조사를 발표 중이다. 진영의 논리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
4·5 재보궐 선거가 전과(前科)에 몸살을 앓고 있다. 얼마 전 모 방송에서 트롯 경연에 출연해 결선 1위로 진출한 출연자가 과거 학교폭력 문제로 하차한 일이 있다. 분별력 잃은 언론이 만드는 위선적 도덕 전체주의화가 한 사람의 인생을 잡았다는 말도 있고, 중도 하차는 당연하다는 여론으로 대치되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 경연 내용은 안 봐서 잘 모르겠지만 근래 개인 방송이나 활자 매체에서 그 출연자의 이름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을 보면 그의 노래 실력과 대중적 인기는 상승세를 탔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폭력이 어떻고 문신이 어떻
지방언론의 현실이 심각하다. 지방에서 발행되는 신문은 지방 문화의 창달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언론 문화의 격차 해소, 그리고 지역에서 느끼는 문화 소외감을 대변하고, 지방 도민을 위한 빠른 정보와 언론 대변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이런 지방지들이 도민의 세금으로 운용되는 관공서나 공공기관에서마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면 이는 누구의 책임일까? 지방언론의 콘텐츠는 무조건 삼류로 인식하는 공보 담당관들도 몇몇 눈에 띄는 현실이다. 과연 그렇다면 지방에서 거주하는 그들의 생각은 1류인지 3류인지 궁금해졌다
주말 심어놓은 묘목에 생명수와도 같은 비가 내렸습니다. 뿌연 먼지가 하루 종일 어지럽게 흩어져 봄날을 갈기갈기 찢어놨습니다. 어디서부터 흘러왔던 봄비인지 생명을 가진 모든 자연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부드러운 수액으로 대지의 혈관 깊숙이 그리고 끊임없이 파고들게 합니다. 비가 내리고 봄바람이 부는 것도 살아있는 우주의 힘이 있기 때문이듯 사람의 마음에 도는 봄바람도 인간이 죽지 않고 살아 있기에 가능한 호흡일지도 모릅니다. 흐름의 변화, 거부할 수 없는 변화를 거치며 삶도 발전하고, 스스로 강해지는 게 인간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
비우는 시간과 비우는 공부가 필요했던 세월을 살고 있다. 채우려고 했던 그 욕심들은 사실 알고 보면 비움 안에 그 답이 있었다는 것을 알기까지 꽤 먼 시간을 지나온 후에라야 그 답을 찾게 된다. 비운다는 것에 대한 진리는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비운다는 것에서 그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정신적 가치의 비움을 떠나 비우지 말아야 할 것에는 지역 인재가 수도권으로 떠나버리고, 지역의 젊은 인재가 사라지는 현상도 포함된다. 이러한 지역 인재 비움 현상은 있어서도 안 되고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다
겨울만큼은 이길 계절이 없을 것만 같았는데 경칩이 다가오는 걸 보니 완연한 봄이 곧 오고 있음을 느낀다. 우울했던 마음의 추위 몰아내고 까치발을 높이 들어 진정으로 따스한 봄 햇살을 기다리는 근로자들의 가슴에도 진짜 봄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누구나 자신의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고용보험료의 쓰임새가 궁금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래서 오늘은 실업급여에 대한 문제를 거론해 보려 한다. ‘실업급여’는 실업으로 인한 생계 불안을 극복하고 생활의 안정을 도와주며 재취업의 기회를 지원해 준다는 취지로 근로자들이 납부하는 고용보험금으로 운용되는
오는 3월 8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21일과 22일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 막을 올렸다. 이번 선거는 전국 농축협과 수협, 산림조합 등 1347개 조합에서 조합장을 뽑는다. 이번 선거 투표권을 갖는 전국 조합원은 모두 262만명으로, 그 규모도 만만치가 않다. 동네마다 있는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여기저기서 선거 방법에 대한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음에도 개선할 방안이 마땅치가 않아 안타깝다는 의견도 분분하다. 흔히들 농협조합장 선거를 ‘깜깜이 선거’라고 말한다. 이는 선거에 누가 나오는지조차 파악하기 힘들
새해 들어 우리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문인협회가 말들이 많다. 협회장이 시장 연설문을 쓴다는데 ‘그게 뭐 어때서’라고 두둔하는 사람과 ‘그래도 이건 아니다’라는 사람들의 의견들이 난립돼 있다. 얼마 전, 마산문학관을 노산 기념관으로 바꾸자는 얘기가 시의회 차원에서 나오자 희망연대와 작가회의, 그리고 문협 소속 문인들의 생각 또한 달라 해묵은 갈등만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들려온다. 또 하나는 모 문인협회 신입회원 입회 자격을 두고 폐쇄적이지 않냐고 하는 지적이 있다. 회원 자격으로 협회 정관 5조 1항에 언급된 조건을 들여다보
코로나19가 끝난 것 같지만 경제는 여전히 버겁다. 미 연준이 올해 첫 기준금리를 4.50~4.75%로(0.25% 포인트) 올리며,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0.25% 포인트 금리 인상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라 관심은 인플레이션 완화다. “당분간 긴축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파월 의장의 발언도 관심 있게 지켜볼 대목이다. 발언의 요지는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는 결론이다. 이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차단한 듯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올해 경남의 부동산 시
더 이상, 길고 힘겨웠던 지난 한 해라 말하고 싶지도 않다. 새해라고 맞아보니 정초부터 가스비 폭탄에 민심이 사납다. 이 와중에 여야는 요금 인상 책임에 대한 입장을 서로에게 떠넘기려는 분위기다. 최저임금이 5% 인상됨에 따라 물가 인상은 예견된 부분이었지만, 한파와 맞물려 도시가스비 폭탄이 민심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지난해부터 ‘런치플레이션’이라는 말이 유행했던 것도 연초의 분위를 반영하기에 충분하다. 이 말의 어원은 물가 상승으로 직장인들의 점심 밥값이 오르는 현상을 둔 표현으로 ‘런치+인플레이션‘이 합쳐져 만들어진 신조어라 보
설 연휴가 소리 없이 지나고 노을빛에 물든 정초의 어느 하루가 또 저물어 간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족에게 막말을 쏟아낸 김미나 국민의힘 창원시의원 제명 안건 ‘부결’에 대해 지역 정치권과 사회단체 등의 반발이 이어지고, 설 민심 밥상 안주로도 이에 대한 여론이 들끓었다. 지난 18일 제121회 임시회 제명안 ‘부결’ 결과에 대해 ‘제 식구만 감싸는 끼리끼리 정치’라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다. 전 국민의 지탄 대상이 된 것은 물론이고, 이로 인한 국민의힘 창원시의회에 쏟아지는 도민과 시민의 비난 또한 심상치가 않다. 동료 의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