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새해를 맞은 지 보름이 지났다. 겨울이지만 생각보다는 따사롭고 마음 포근한 1월 중순이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들뜬 마음을 잠재우고, 차분한 새날을 설계하고 준비하는 마음의 시간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조용한 시기에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를 놓고 논란이다. 이 제도는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민원인을 상대하는 공무원의 점심시간을 보장해 주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이 제도를 두고 공무원 측 주장은 ‘당연한 권리’라고 하고, 민원인 쪽에서는 또 ‘당연한 불편’으로 여긴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점심
또 한 해가 물러가고 언제나 그러하듯 빈손으로 새해를 맞았다. 신이 있다면 가장 바쁠 시기가 지금 아닐까 싶은 1월, 각기 다른 세상 사람 저마다의 소원과 바람들이 쏟아지는 시기가 딱 지금이다. 지난 세월은 우리 도민에게 있어 다시는 오지 않을 생의 한 토막들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둑한 침묵 속에 희미하게 밝아오는 저마다의 회한과 자책의 빛, 이 불빛에 반사되는 지난 과정들은 결코 우리를 외면하지 않는다. 봄이면 피어나는 개나리부터 섣달그믐까지 눈 속에서 붉은 설화를 피워내는 동백에 이르기까지, 고통의 깨달음이 없는 존재라
겨울밤 홀로 선 가로등이 고요를 품고 적막에 둘러싸인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낙엽이 떨어져 휑한 은행나무 가로수는 내달리는 차량의 가속이 만든 바람 소리에 괜히 서러워지는 밤이다. 많은 사람들이 집으로 들어가 하루의 고단함을 달래는 방법 중에는 TV를 시청하는 것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세상은 온통 트롯 전쟁이다. TV 채널 역시 트롯 열풍이다. 미스트롯, 미스터 트롯을 시작으로 코로나19로 잠들어 있던 세상을 그들이 차지한 듯한 느낌이다. 밤하늘에 박혀 있어야 할 별이 그 자리를 잃어버린 것처럼 모든 방송 채널마다 트롯 경연
혼란이 있는 곳에서조차 빛과 어둠은 비와 낙엽과 더불어 인간의 그 무엇과는 다르게 서로 공존하며 산다. 모든 이별이 늘 그러하듯 떠나는 시절과의 이별도 언제나처럼 차갑고 매정하다. 해마다 이맘때면 느끼는 일이지만 이별은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때가 되면 다가오고 그때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계절이 지나듯 때가 지났음에도 차가운 이별이 두려워서일까? 자연의 순리는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분명함에도 자연의 섭리가 무언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법 앞에는 누구나 평등하다고 주장했던 사람들도 입장이 바
밤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은 어둠이 묻어주는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아픔이 묻힌다는 것은 우리가 처한 현실을 잠시 잊게 하는 행위가 포함돼 있는 것이기도 하다. 예기치 못한 사고는 세상을 참 많이도 변하게 했고, 이로 인한 유족들의 아픔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고통으로 견디기 힘든 시간의 강을 건너고 있을 것이다. 힘들지만 그래도 아픔을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도 얼마나 큰 다행일까를 여기는 것도 잠시, 생각 없는 정치인 한 사람의 정제되지 않은 말은 과히 상상하기조차 힘이 들게 한다. 잠시 집 앞 공
벌써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계절이다. 햇볕이 따사롭고 마음 포근한 첫눈의 계절이 우리를 반기고 있을 것 같은 연말연시를 맞았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들뜬 마음을 잠재우려는 차분한 기억의 시간을 기다리며 내년 살림살이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2023년 동남권 경제 성장률이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일 BNK경제연구원은 ‘2023년 동남권 경제전망 연구보고서’에서 내년 부산, 울산, 경남을 포함한 동남권 경제는 전국 1.7%보다 약간 낮은 1.6%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제조업은
한파 경보에도 예년에 비해 12월 첫날 기온이 그리 차갑지는 않다. 눈이라도 내렸으면 좋을 시간, 떠나가는 모든 것과 흘러가는 모든 것에는 알 수 없는 눈물겨움이 있었음을 눈치챈다. 낙엽 지고 가을마저 떠났다는 사실에도 이유 모를 아픔이 배어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사람과의 관계 특히 세상을 살아가며 부딪히는 가까운 지인들과의 크고 작은 인연들과의 관계에도 자연에서 느끼는 아픔 못지않은 허무가 존재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평범함 속에서 잘 살아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어쩌면 그것이 비범한 삶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수능의 시계는 차가운 11월의 바람을 타고 온다. 고3 수험생의 부모와 학생들이 함께 지나온 시간은 참으로 굵고도 길었을 여정이다. 해마다 그랬겠지만 ‘2023수능’을 앞둔 대한민국의 가을도 결코 아름다운 형용사만으로 치장된 하늘이 아니었다는 점에 공감한다. 흔히 가을을 이야기할 때, 허무와 고독은 빠지지 않았고 혹자는 쓸쓸함과 허무의 계절이라 정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수사들은 어쩌면 수험생과 그 가족들에게 만큼은 사치였을지도 모른다. 이 땅의 51만여 수험생과 처지 비슷한 학부모들의 가슴으로 은행잎처럼 샛노란 햇살이 스며
오늘 문득, 새벽잠에서 깨어 아직도 여유로운 달빛을 보았다. 계절의 시계는 24절기 중 열아홉 번째인 입동의 시간을 지나 공정과 상식을 바라던 간절함의 시간도 어느덧 여름과 가을을 넘어 겨울 속으로 접어들었다. 계절의 순환은 언제나 대자연의 섭리였지 미천한 인간의 몫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증명해 내는 시간이기도 하다. 정권이 바뀌면 달라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참고 견디며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세월은 우리 스스로 아직은 만추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새로움을 골목골목 흩어놓고 있다. 기다리는 가을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세상은 그래도 낙엽 지고
가을바람을 타고 쓸쓸히 떨어지는 은행잎을 바라보고 있다. 수류운공(水流雲空)이라 했던가? 강물 흘러가고 구름 흩어지듯 과거는 흔적 없고 낙엽처럼 허무만 쌓여가는 계절이다. 절제 없이 쏟아지던 지난 여름, 땡볕이 물러가고 화선지에 그려진 듯 낙엽 위에 내려앉은 햇살이 커피향처럼 달콤해 보이는 11월의 어느 오후를 맞는다. 북한은 한미 훈련에 반발해 사상 첫 NLL 이남으로 탄도 미사일을 발사해 실질적 영토 침해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그 와중에 지난 주말 일어난 이태원 참사를 두고 외신은 연일 피할 수 있는 일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