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史記) 염파 인상여열전(廉頗藺相如列傳)에는 허울 좋은 한 장군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전국(戰國)시대 조(趙)나라에 조사(趙奢)와 염파(廉頗)라는 명장이 있었는데, 이들은 진(秦)나라의 침공을 여러 차례 격퇴했다. 당시 진나라의 대장이었던 백기(白起)는 염파의 지략(智略)을 당해내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조나라에 거짓 정보를 흘렸다. 조나라 왕은 결국 염파를 대신해 조사의 아들인 조괄(趙括)을 장군으로 임명했다. 조괄은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서 병법을 공부했지만, 실전(實戰) 경험은 전혀 없었다. 그의 부모는 아들이 장군의 직에 임
참 이기적이다. 대부분 사람은 세상의 사물과 현상을 편협되고 극히 주관적이고 이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살아간다. 본인의 가치 기준에서 본인이 정한 기대치로 매사를 판단하고 속단하면서 살아간다. 사람은 자기만의 기준과 기대치를 가지고 있다. 장소든, 사람이든, 환경이든 간에 항상 자기의 수준과 기준만큼의 기대치를 가지고 대한다. 일반적으로 그 기대치는 지극히 개인적이었고 지극히 이기적이다. 본인 기준의 기대치 이상이면 좋은 평가를 하고, 기대치 이하면 좋지 않은 시선으로 폄하 해 버린다. 필자 또한 모든 것들에 주관적이고 이기적인
세상이 온통 푸르게 물들고 있다. 대지는 수줍은 듯 알록달록 화사하고 화려하게 치장하고, 푸르디 푸른 초록의 옷을 입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을 찌우고 있다. 영국 시인 T·S 엘리엇(Elot)은 그의 시(時) 황무지(The Waste Land)에서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대지(大地)가 겨우내 숨겨 놓았던 각양의 싹을 틔우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자 섭리가 아니겠는가? 왜 엘리엇은 4월이 잔인하다 했을까? 아마도 시인은 4월이 잔인하다고 말한 것은 겨울이 봄보다 좋았다는 말이 아닐까? 겨울은 눈으로 세상의 고통과 더러움을 잊게 해
삼성의 창업주인 故이병철 회장이 삼성에 입사해서 처음 출근하는 아들에게 앞으로 마음의 지표로 삼길 바라며 휘호를 써줬는데, 그것이 바로 ‘경청(傾聽)’이라는 두 글자였다고 한다. ‘경청’의 의미를 깊이 묵상하니 경청의 범위는 어디까지며 또 어떤 위치에 있는 자가 경청을 실천해야 하는지 궁금해졌다. 묵상 끝에 여러 가지로 이해되고 해석됐지만 현재 혼돈의 시대를 사는 우리는 시대의 위정자(爲政者)가 ‘리더’로 연상 되는 이유는 뭘까? 경청하는 ‘리더’는 어떤 모습인지 듣고 같이 고민하고 배려하는 ‘리더’는 또 어떤 모습인지 정립되지 않
3월도 막바지다. 날씨의 수상함으로 인한 개화시기가 늦은 듯하지만, 그래도 봄은 왔다.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봄 기온으로 옷차림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물이 가벼워질 것이고 화려해질 것이다. 내 삶의 봄은 언제였던가? 인생의 이순(耳順)을 바라보는 목전에 선 필자는 지나온 삶을 돌이켜보니 화려했지만 고통스러웠고, 고단했지만 보람도 많았다 회상된다. 나는 또 세상에서 얼마나 필요한 존재로 살아왔는가? 가족들에게는 얼마만큼의 의미였으며 타인에게는 또 얼마만큼의 배려였는가? 화려하게 피어나는 벚꽃을 바라보며 깊은 상념에 잠긴다. 굶어보면
천지(天地)에 봄기운이 완연하다. 아직은 봄을 시샘하는 듯 꽃샘추위로 조석(朝夕)으로 일교차는 크지만 대지(大地)는 봄의 소식을 알리기 시작했고 기온도 한낮에는 가벼운 옷차림이 제법 어울리게 하는 그런 일상이다. 특히나 올해는 봄의 소식이 산천(山川)에 펼쳐진 초록의 싱그러움과 화려한 꽃들의 자태와 더불어 빨간색·파란색·오렌지색 등 다양한 빛깔로 또 다른 봄을 알린다. 그런 다양한 봄의 향연을 바라보는 국민 또한 새롭게 맞는 봄의 의미 또한 다르다. 봄은 왔지만, 국민이 느끼는 체감은 봄이 아니다. 천지에 꽃이 피기 시작하니 무릉도
물가가 심상찮다. 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과일 값의 고공행진은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과 가정 경제에 굉장한 타격을 주고 있다. 서민들은 라면 값, 계란 값 하나라도 가격의 변동에 굉장히 민감하다. 물가상승률은 대게 국민연금 상승률을 보면 추이를 파악할 수가 있다. 100% 똑같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에도 2022년의 물가지수를 반영했기 때문에 올해도 지난해의 물가지수를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OECD는 올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을 2.7%로 전망했다. 올해 분명 월급이 오르긴 올랐지만 왜 점점 가난해진다는 생각은 괜한 기
춘추시대의 민요를 중심으로 모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인 시경(詩經) 대아(大雅) 편의 탕(蕩)이라는 시(時)는 나라의 흥망(興亡)에 대한 교훈을 노래한 것이다. 하(夏)나라 최후의 왕인 걸왕(桀王)은 잔혹한 정치로 백성들을 핍박하다 결국 그들의 반항을 받게 됐다. 기원전 16세기경 상(商)부락의 지도자인 탕(湯)는 군사를 일으켜 하나라를 멸하고 상나라를 세웠다. 기원전 14세기경에는 상나라의 왕 반경(盤庚)은 수도를 은(殷)지역으로 옮겼으며, 이때부터 상나라를 은나라라고도 하게 됐다. 그러나 은나라의 마지막 군주인 주왕(紂王
박시제중(博施濟衆)이란 사자성어가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가장 많이 떠오르는 말이다. 이 말은 군주나 정치인들이 정사(政事)를 잘 돌보거나, 의료인들이 인술(仁術)을 펼칠 때 흔히 쓴다. 이 말은 논어(論語) 옹야(雍也) 편에 언급돼 있다. 자공(子貢)이 말했다. “만일 백성들에게 널리 은혜를 베풀고 많은 사람들을 구제할 수 있다면 어떻겠습니까?(如有博施於民而能濟衆 如何) 어질다고 할 수 있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어찌 어질 뿐이겠느냐? 반드시 성인(聖人)일 것이다. 요순(堯舜) 같은 성인 임금도 그 부분에서는 제대로 다하지
몇 해 전부터 우리나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포맷은 인생 역전을 꿈꾸는 재능 있는 일반인들이 경연을 통해 우승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프로그램마다의 성격은 다르지만, 심사를 맡은 소위 전문가들의 마스터 그룹과 국민투표를 통한 경선으로 이뤄져 있다.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모 종편의 ‘미스·미스터 트롯’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테마별 참가자들이 경연을 통해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또 다른 종편의 ‘현역 가왕’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현역 가수들이 일본 가수들과
지난달 9일 창원특례시 산하기관인 창원산업진흥원장 A씨는 취임 8개월 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특정 연구개발사업의 공모지침서 변경과 진흥원 내의 자체 감사 부서 신설에 따른 갈등 등 기관 운영에 관한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이유였다. 그동안 세간에서는 시장과 원장 간의 갈등과 불화설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었다. 이에 대해 창원시가 창원산업진흥원장 A씨의 사퇴와 관련해 ‘기관의 독립성 훼손이 아니라 자신의 개인적인 사유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을 17일 냈다. 상호 간의 입장 차는 컸다. 누구 한쪽은 분명 진실하지 못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사람들의 관계는 정해진 답이 없다. 대부분 주관적인 시각에서 사람의 관계를 정의해 버린다. 그 정의가 본인일 때는 문제가 덜 하지만 타인의 관계까지도 간섭한다. 일반적으로 ‘로미오’를 이야기할 때는 무조건 ‘줄리엣’을 연상한다. 또 ‘소크라테스’를 이야기한다면 그의 아내 ‘크산티페’를 떠올린다. 우리는 또 ‘이몽룡’을 이야기할 때면 ‘성춘향’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이렇듯 사람들은 고정된 사고에서 정해진 모습대로 관계를 판단하고 설정해 버린다.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떠난 몽룡을 기다리는 사람은 비단 춘향이만은 아니었을 거라는 엉뚱한
옛날 중국 북산에 우공(愚公)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나이 90세의 우공에게는 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자신의 집 근처를 둘레가 700리가 되고, 높이가 만 길이나 되는 태항산(太行山)과 왕옥산(王屋山)이 에워싸고 있어서 북쪽으로는 길이 막혀있다는 사실이었다. 항상 먼 길을 돌아와야 했기에 불만이 많았던 그는 어느 날 가족회의를 열었다. “2개의 험한 산을 평평히 하면 더 이상 먼 길을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우리가 산을 깎는 것이 어떻겠느냐?” 그의 세 아들은 모두 아버지의 말에 동의했지만, 아내는 어이가 없었다. 그도
청룡이 웅비(雄飛)하는 2024년도 열흘이 지나고 있다. 1월의 각오가 12월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연초에 세웠던 계획을 ‘심기일전(心機一轉)’ 다시 한번 더 상기하는 마음으로 1월 한 달을 생활해야 함에도 작심삼일의 난제(難題)를 풀어내는 것은 힘들기만 하다. 훌륭한 삶을 꿈꾸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어떤 삶이, 또 어떤 모습이 훌륭한가에 대한 기준은 명확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저 살면서 베풀고 나누면서 뭔가 주위 사람들에게 적당히 칭찬받으면서 살아가는 것을 훌륭한 삶을 사는 것으로 여기는 착각 때문일까? 논어(論語) 자로(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 2024년이 밝았다. 지난해까지 힘들게 살아낸 모두의 가슴속에서 올 한 해 자신과 가족 모두가 무탈하기를 바라며 더욱 힘찬 새해를 맞이했다. 갑진년을 상징하는 동물인 용은 ‘상상의 동물’이다. 마치 실존하는 동물처럼 친근하게 여겨지지만, 용은 십이지신 중 유일한 상상 속의 동물이다. 용은 과거부터 신성한 힘을 가진 동물로 여겨져왔다. 푸른 용의 기운이 어디에 있든지, 어딜 가든지 모두에게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지난해 세계적인 불황으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중소기업계는 올해 갑진년
2023년도 수많은 사건과 기억을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저물어 간다. 이제 사흘이 지나면 새로운 해를 맞이한다. 새해를 시작하면 사람들은 매년 변함없이 365개의 작은 자물통이 채워진 상자를 받는다. 그 상자는 하루에 한 개씩을 열게 돼 있으며, 두 개를 열 수 없다. 저마다 받은 상자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어떤 이에게는 ‘기회’가, 어떤 이에게는 ‘행복’이, 또한 어떤 이에게는 ‘슬픔’이 들어 있는 많은 의미를 담은 상자였을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기대와 의미로 상자를 열어 하루를 맞이한다. 수많은 상자 중에
이날까지 무탈했고 건강에도 별다른 이상 없으며,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하고 2023년도 행복했다고 여기니 며칠이 남지 않았다. 사람들은 12월이 되면 송년회나 망년회 등을 통해 한 해를 마무리한다. 일련의 모임을 통해 지나온 시간에 대한 섭섭함이나 고마움들을 소회하면서 각자의 삶이 분주함으로써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 회포를 풀며 그 해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늘 아쉬움은 남는다. ‘좀 더 깊이 생각하고 행동했어야 했는데’, ‘그 사람에게 신중하게 말해야 했는데’, ‘그 상황에선 이렇게 말고, 저렇게 행동해야 했는데’…. 올 한
살면서 사람은 수많은 결정 속에서 살아간다. 어떤 결정은 쉽게 내리지만, 또 어떤 결정은 몇 날 며칠을 고민하면서 결정에 애를 먹을 때도 있다. 그 수많은 결정 가운데 본인이 결정한 사항을 다시 무를 수가 없을 때가 있다. 물론 번복할 수도 있는 상황도 있지만 도저히 번복되지 않는 상황에 맞닥뜨릴 때도 생긴다. 그 상황을 우리는 낙장불입(落張不入)이라 회자하며, 타인이 결정한 사안들을 견제하거나 무시할 때도 있다. 낙장불입이란 투전판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이며, 한 번 바닥에 던져진 패(牌)를 물리려고 집어 들지 못한다는 규정
상서(尙書) 경명 편에는 주(周)나라 목왕(穆王)이 백경을 태복(太僕)으로 임명하며 훈계했던 말이 기록돼 있다. “그대의 아래 사람들을 신중히 고르되, 교묘한 말을 하는 자, 좋은 듯 꾸민 얼굴을 하는 자, 남의 눈치만 보는 자, 아첨하는 자는 쓰지 말고, 오직 올바른 사람만을 쓰도록 하시오(無以巧言令色便 側媚, 其惟吉士).” 논어(論語) 학이(學而) 편에는 ‘교묘한 말과 꾸민 얼굴에는 인(仁)이 적다’라는 교언영색선의인(巧言令色鮮矣仁)이라는 말이 있으며 공야장(公冶長) 편, 양화(陽貨) 편 등에도 교언영색(巧言令色)이라는 표현이
한 장 남은 달력을 본다. 12월이 주는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다. 바쁘게 시간을 쪼개서 생활하는 사람은 1년이 20개월 정도 되었으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 1년이 6개월 정도 됐으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1년이 12달인 이유는, 지구가 공전하는 주기와 월령 주기가 서로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지구는 태양 주위를 공전하면서 자전한다. 이 과정에서 지구는 자전하면서 자신의 축 주위를 공전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러한 공전 움직임으로 지구는 1년에 한 바퀴를 도는데, 이러한 시간을 태양년이라고 한다. 한편, 달의 월령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