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전망 좋던 내 집 앞에 10층짜리 건물이 들어선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10층짜리 건물이라면 관할관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고 건축되는 것이기 때문에 건축법상 하자가 있는 경우란 거의 없다. 그렇다고 내 집 앞에 갑자기 들어서는 10층짜리 건물이 축조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이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일조권 침해를 이유로 한 가처분신청이나 손해배상청구소송이다. 그러면 과연 어떤 경우에 일조권 침해가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우리 법원의 판례는 대체로 동지일을 기준으로 9시부터 15시까지 사이의 6시간 중
‘땅이 있는데 맹지다. 그 땅은 맹지라서 쓸모가 없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법률이론상 맹지란 있을 수 없다. 민법은 모든 땅의 소유자에게 ‘주위토지통행권’이라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주위토지통행권이란 공로(公路)에서 내 땅까지 가는데 길이 없어 다른 사람의 땅을 밟지 않고 출입할 수 없을 때 남의 땅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주위토지통행권은 남의 땅을 사용하는 것이므로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고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주위토지통행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당해 토지 소유자와 상호협의해야
평소에 알고지내는 어르신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창원 가는 길에 태워줄 수 있느냐고. 약속을 잡고 어르신을 모시고 가는 길에 어디가시느냐고 물었다. 혹시 병원에 가시느냐고 물으니 아니 딸한테 간다며 웃었다. 내가 알고 있는 어르신은 자녀가 없는 독거노인이신인데 무슨 딸이 있는지 궁금했다. 혼란한 생각으로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차문을 여니 딸 뻘로 보이는 사람이 어르신을 반갑게 맞이하는데 마치 친정엄마를 만난 것처럼, 오래 둬 손때가 묻은 가구처럼 편안해 하는 모습이다. 그곳에 함께 계신 분들 모두 환한 얼
우연히 알게 된 한 시골의 아담한 사찰. 이곳엔 아픈 사연을 가슴에 묻고 살아오다 다시 숨은 손길로부터 희망을 찾게 된 소녀들이 살고 있다. 허름한 가건물에 비구니 스님, 몸이 아파 들어온 일명 ‘반장 아저씨’ 부부와 아이들, 그리고 갑작스럽게 부모를 잃고 무작정 찾아왔다던 어린 두 자매들이 이곳에서 서로 인연이 돼 때로는 친구같이, 때로는 삼촌같이 아무도 모르게 그들은 삶을 공유하며 함께 울고 웃던 시간이 벌써 몇 해가 흘렀다고 한다. 통영해경 경찰 한영진, 그는 아무도 모르게 그들과 삶을 나누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늘 아이들이
3월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2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679억 달러로 전월 말 대비 32억 달러 증가했다. 이와 같은 외화예금 증가는 기업 및 개인의 외화예금 보유 경향에 기인하고 있다. 작년부터 최근까지의 달러 환율 동향을 보면 1달러 당 최고 1200원에서 최저 1100원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의 경기 호조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달러화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화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일반화됨에 따라 달러화 예금을 재테크 수단으로 권고하는 신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으로의 집중화 현상은 노무현 정부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에 혁신도시를 건설해 주요 공공기관을 분산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심화되고 있다. 곧 대학 입시 시즌이 끝나고 입학철이 다가오고 있다. 지역의 고등학교 졸업자는 집안 형편이 어느 정도만 허용이 돼도 서울 시내 대학으로 가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 정부가 지방대학 졸업생에게 공무원 또는 공공기관 입사에 해택을 주고 있어 같은 실력이면 실제로 지방대학을 다니는 것이 유리한 측면이 많다. 그러나 고등학교 졸업생은 어떻게 하던 이 지역을 벗어나려고 한다. 물론
특강을 나가다 보면 가장 많은 질문을 받는 것 중에 하나가 명예훼손에 관한 것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굉장히 모욕적인 이야기를 해서 내 명예가 실추됐다’, ‘단체톡 방에서 내 욕을 했다’ 등등. 하지만 뜨거운 관심을 가지는 영역임에 비해 의외로 정확한 정보를 가지신 분들이 적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은 명예훼손에 관해 실무적으로 쟁점이 되면서도 일반인들이 오인하기 쉬운 부분을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우선 명예훼손죄의 규정과 처벌이 어떤지 살펴보자. 형법 제307조 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자는
경남의 수부도시인 창원은 지방 행정 중심지로서 공단을 가진 공업도시인데 관광도시로서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창원이 관광도시로서 발전하려면 국내 관광객과 더불어 외국 관광객을 많이 유치해야 한다. 국내 관광객은 진해 벚꽃 축제가 있을 때 많이 방문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 목적으로 창원을 방문하는 외국인은 매우 드물다. 창원에 외국 관광객이 적은 것은 이 지역만의 특화된 관광 자원이 별로 없다는 점에 주로 기인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를 가진 탓에 대부분 지역이 지역별 특색이 별로 없다. 이 때문에 외국 관광객은 서울, 부산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환율에 대한 기사가 심심치 않게 신문과 방송에 나온다. 달러화의 원화 환율이 작년 말 1달러 1200원 이상 하다가 최근에는 1140원 이하로 100원 이상 떨어져서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걱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환율 하락이 나쁜 것만 있는 것은 아니고 우리나라 경제에 좋은 측면도 상당히 많이 있다. 예컨대 환율이 떨어지면 수입물품의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최근 휘발유 가격이 좀 올라갔는데, 이것은 원유 가격의 상승뿐만 아니라 달러화 환율의 상승도 한 몫을 했다. 즉 원유를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2007년 2만 달러를 돌파했고,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그 시기가 자꾸 늦어지고 있으나 가까운 장래에 3만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흔히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선진국의 척도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민소득만으로 선진국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중동 산유국 중 카타르, 아랍 에미레이트, 쿠웨이트 등 일부 국가는 국민소득이 4만 달러를 돌파했지만 선진국으로 보고 있지 않다. 그럼 1인당 국민소득 이외에 선진국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것은 경제구조적인 측면 및 사회 인프라 측면과 문화적인
(유)상화도장개발 이년호 대표 참으로 2016년은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혼란스러운 해였던 것 같다. 저 성장에 침체된 경제는 활로를 찾지 못했고, 팍팍해진 삶에 청년은 ‘헬조선’을 말했고, 신혼부부는 출산을 두려워하고 중·장년은 노후 공포를 절감했다. ‘워렌버핏’이 2006년도에 한국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5년 후에는 국영기업체란이 유로, 포스코만 빼고는 전부매각 철수하였다. 이유는 한국의 성장 동력인 젊은이들의 저출산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2차 대전 이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문턱에 다가선 유일한 나라, 원조를 받다가 원조를 해주
현존하는 지구상의 240여 개 국가는 저마다 독창적인 고유화폐를 가지고 있다. 유로화처럼 다수의 나라가 단일 통화를 공통으로 사용하거나, 아예 달러를 자국 화폐로 차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국가는 교환과 지불수단 그리고 가치의 저장을 위해 고유화폐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화폐가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세계 10위권 경제위상을 가진 우리의 원화도 인천공항만 벗어나면 세계 어느 면세점에서도 담배 한 갑, 술 한 병 마음대로 살 수 없다. 원화가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해 지구촌
“나 미친 사람 아니에요…….나 좀 내보내주세요.” 올해 상반기 개봉됐던 영화 ‘날 보러와요’에서 주인공은 서울 한복판에서 납치돼 정신병원에 감금된다. 그리고 자신이 정상임을 수백 번도 넘게 외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이러한 영화 속 일이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지난 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일치로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규정한 정신보건법 제24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정신보건법 제24조는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와 전문의 1인의 진단이 있을 경우 정신질환자의 강제입원이 가능함을 규정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남편을 감금해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아내의 강간죄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부부강간이란 ‘부부’와 ‘강간’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에서 알 수 있듯이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더구나 지난 2014년 대법원이 부부간의 강간죄를 인정한 이래 처음으로 법정에 오른 사건이라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이번 결과에 대해 ‘가해자가 남성이였더라도 과연 동일한 결과가 나왔을 것인가’라는 일부 비판적인 시각들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번 사건과 관련된 두 가지 핵심쟁점을 고찰해 보자
지난 10일 계모의 갖은 학대와 친부의 방관 속에 숨진 ‘원영이 사건’ 피고인인 계모 김씨와 친부 신씨에게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각각 징역 20년, 15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를 한 부모에게 중형의 선고가 내려짐이 무색하게도, 이번에는 나주에서 세 살배기 조카가 20대인 친 이모의 폭행과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어린 아이는 발로 밟혀 팔이 부러지는 등 2개월간 지속적인 학대를 당했지만, 친모와 어린이집에서는 이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한다. 국민들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린 일련의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 계속
‘대한민국은 언제 건국됐는가’하는 논쟁이 올해 8월 폭염을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2016년은 건국 68주년’이라고 언급한 박대통령의 축사로 점화된 건국일 논란은 정치공방을 넘어 보수와 진보의 이념 갈등으로 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1948년 8월 15일이 건국일이라고 주장하는 쪽은, 대한민국이 3·1운동의 자주독립 정신을 계승해 1919년 4월 11일 임시정부가 그 법통을 계승했지만, 그것은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일제 강점기하의 임시정부였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국민투표에 의해 7월 17일
1회 고의 실점에 500만 원, 고의 볼넷에 200만 원. 이게 다 무슨 이야기 일까? 얼마 전 창원지방검찰청 특수부는 2015년 KBO리그 4경기에서 ㄱ구단의 유명 프로야구 투수가 브로커와 결탁해 1회 고의 볼넷을 던지는 등 승부를 조작하고 그 대가로 불법스포츠 도박베팅방 운영자로부터 고액의 금품을 받은 사건으로 브로커, 프로 야구선수, 베팅방 운영자 등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잘 나가던 프로야구선수가 도대체 왜 이런 유혹에 빠져버린 것 일까 라며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표했다. 사건의 전말을 보면, 브로커가 스포츠 에이전시를 준비
예상했던 대로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국제사법재판소의 결정에 강력 반발하면서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는 지난 12일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해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다. “남해 구단선(九段線)내 수역과 자원에 대한 중국의 역사적 권리는 인정할 수 없다. 중국의 바다가 아니므로 필리핀의 전통적 어장에서의 조업방해는 영토주권 침해”라는 요지의 판결이다. 또한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南沙群島)내의 7개 암초에 중국이 인공 섬을 건설함으로써 산호 암초환
최근 유명 가수 리쌍이 건물주로서 세입자에 대해 명도집행을 하는 과정에서 분쟁에 휘말렸다. 리쌍 측이 민사소송 결과에 의해 강제집행을 신청했고, 세입자 측에서 강하게 반발해 물리적인 저지를 하는 과정에서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건물주 위에 조물주 있다’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건물주의 갑질 행태가 사회 문제화 됐고 연예인이라는 신분적 특성이 더해져 이 사건은 큰 이슈를 몰고 왔다. 그렇다면 과연 리쌍 사건을 건물주의 갑질 행태로 볼 수 있는지 그 법적 쟁점에 대해 살펴보자. 우선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실관계를 보자면, 세입자인 우장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지난 2012년 국제 정치무대 전면에 등장한 이래 가장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정책 중 하나가 일대일로(一帶一路)전략이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에 대한 세계 각국의 입장과 대응이 사뭇 다르다. 미국의 전략적 봉쇄와 일본의 교란을 위시한 강대국들의 견제와 반발 목소리가 있는 반면, 대규모 송유관과 가스관 공동 건설계획을 발표한 카자흐스탄과, 160억 달러를 투입한 과다르항 건설사업을 공동추진 중인 파키스탄 등 적극 동참을 선언한 국가도 많다. 마치 ‘백화제방백가쟁명(百花齊放百家爭鳴)’을 연상하리만큼 국가마다 다양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