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시대 초(楚)나라 사람이 쓴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는 갈천자 천칙(天則) 편에는 이런 비유가 있다. 옛날 초나라 땅에 가난한 한 서생(書生)이 있었다. 그는 회남자(淮南子)를 읽고 ‘사마귀 벌레가 매미를 잡을 때 나뭇잎에 몸을 숨긴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 나무를 찾아 잎사귀를 모조리 따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 나뭇잎으로 자신의 눈을 가린 채 아내에게 자기의 모습이 보이는지 물어봤다. 처음 그의 아내는 “다 보인다”고 대답했으나, 남편이 계속 이렇게 눈을 가리고 다니자 어찌나 보기 싫었던지 그만 “보이지 않는다”고 말해 버렸
요즘 TV 예능 프로는 오디션 형태의 프로그램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얼마 전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시작해 대박을 터트린 트로트 경연 대회를 시작으로, 방송사마다 유사한 경연 프로그램이 홍수처럼 쏟아졌다. 수많은 경연 대회를 접하면서 몇 해 전 한 방송국의 합창 경연 대회가 기억이 나 한 번 더 해당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다시 찾아보면서 필자가 살아온 인생과 남은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당시에도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깊이 감동한 기억이 새록새록 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팔순의 할머니, 암 선고를 받아서 투병
동한(東漢) 시대 서기 100년경에 허신(許愼)이 편찬한 설문해자(說文解字)에 전설 중의 괴물을 뜻하는 역(或)이라는 글자가 수록돼 있다. 이 책의 해설에 따르면, 역이라는 괴물은 자라의 모습인데 다리는 셋뿐이고, 입김을 쏴 사람을 해친다고 묘사돼 있다. 청대(淸代)의 왕균(王筠)이라는 학자는 이 역(或)자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다음과 같은 주석을 달았다. “일명 사공(射工), 사영(射影), 축영(祝影)이라고 한다. 등은 딱딱한 껍질로 돼 있고 머리에는 뿔이 있다. 날개가 있어 날 수 있다. 눈은 없으나 귀는 매우 밝다. 입안에는
회남자 설산훈(說山訓)에는 ‘하나의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그 해가 장차 저물려는 것을 알고(見一落葉而知歲之將暮), 병 속의 얼음을 보고 천하에 추위가 닥쳐옴을 아는 것은 가까운 것으로 먼 것을 논한 것이다’라는 기록이 있다. 또한 당나라 한 시인의 시(詩)에서는 ‘떨어지는 잎사귀 하나로 천하가 가을임을 알다(一落葉知天下秋)’라고도 했다. 일엽지추(一葉知秋)는 ‘하나의 낙엽을 보고 곧 가을이 왔음을 알다’라는 의미이다. 이는 ‘사소한 것으로 큰 것을 알며 부분적인 현상으로 사물의 본질이나 전체와 발전 추세 등을 미뤄 알게 된다
‘사람은 자신이 가진 꿈의 크기만큼 성장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으면 그만큼 성장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성장을 꿈꾸지 않으면 평생 제자리’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항상 자신의 꿈을 점검하며 이루려고 노력해야 한다. 어떤 꿈을 꿔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할 수도 있다. 그리고 사람마다 그 방식은 다르다.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야 행복할지는 자신만이 안다. 하지만 사람은 해답을 알면서도 그렇게 살지 못한다.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끊임없이 시도해라. 시도하면 된다. 여러 가지 변명으로 시도
살면서 평소 아무것도 아니라는 그것들에 관해 갑자기 불현듯 대단하게 여겨질 때가 있다. 또 어떤 때는 매번 다니던 길이었음에도 그것이 새롭게 보일 때도 있다. 또 거의 매일 같이 만나던 사람이었음에도 상대방이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다. 이 현상들에는 상대나 현상이 바뀌었다기보다는 본인의 당시 상태에서 오는 요인들이 더 클 것이다. 또한 현재 일어나는 사회적인 모습이 어떤 이들에게는 희망이요, 어떤 이들에게는 탄식과 안타까움일 것이다. 우리 국민은 ‘새롭다’라는 것을 여러 의미로 여기고 사용한다. ‘변화’라는 의미로도 쓰고 ‘발전’이
가을이 왔나 보다. 제법 바람이 차가워짐을 피부로 느낀다. 푸르기만 했던 나무들은 갈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창밖으로 보이는 산들은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했다. 누가 가을을 사색의 계절이라 했던가? 지금 경남도 전역은 축제로 시끌벅적하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자치단체마다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보니 주민들의 다양성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순기능도 있지만, 자치단체마다 연계성이 부족해 주민은 관람 동선(動線)에 대한 계획의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 가을에는 조금만 넉넉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좋겠다. 현재의 삶이 고달프더라도 수
기나긴 추석 연휴를 지나고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언제 그랬냐는 듯 지난여름의 무더위를 잊게 하는 시원한 바람이 감싼다. 연휴 시작의 기온은 가는 여름이 아쉬웠는데, 긴 연휴를 지난 하늘과 기온은 더욱 높아졌고 어느새 긴 옷이 어울리는 계절이 돼버렸다. 사람들 대부분은 과거를 회상할 때 좋은 추억의 그리움보다는 아쉬움을 얘기한다. ‘그땐 그랬지.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후회와 ‘그땐 내가 왜 그랬을까’라는 회한을 말한다. 우리의 삶은 관계하는 사람들 간의 모습에 있어서 모두가 원만하기를 희망하지만 때로는 이해관계에 결부돼 상
맹자 ‘이루장구하(離婁章句下)’에는 ‘대인이란 그의 어린아이 때의 마음을 잃지 않은 사람이다(大人者, 不失其赤子之心者也)’라는 대목이 있다. 적(赤)에는 ‘붉은색’이라는 뜻 이외에도 ‘아무것도 없는 상태, 옷을 걸치지 않고 몸을 드러냄’이라는 의미가 있다. 순자(荀子)는 참되고 정성스러운 일편단심(一片丹心)을 적심(赤心)이라고도 했다. 적자(赤子)란 ‘갓 태어난 아이의 몸 색깔이 붉은색’이라는 점에서 ‘갓난아이’를 가리키는데 서경(書經)에서는 적자(赤子)를 ‘백성’이라는 의미로도 사용하고 있다. 맹자는 ‘순진무구한 어린아이의 마음’
반백의 중반도 넘어 이순(耳順)을 목전에 둔 지금, 나이를 먹어감에 꿈이 없어지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한창의 나이에는 세상을 삼킬 듯 자신감이 충만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무엇을 하든지 걱정부터 하는 것을 보니 이제 필자의 나이도 중년을 넘어서 황혼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현실이 슬프게 다가온다. 세월의 무게를 어깨에 지고 거스를 수는 없는 진리를 다시 한번 더 새기면서, 더 흐드러지게 멋진 중년의 삶을 위해 지금부터는 무엇을 해야 하나,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 쓸데없는 고민으로 하루를 의미 없이 보내기도 한다.
오리무중(五里霧中)이란 말이 작금의 창원을 살아가면서 창원을 바라보는 처절한 느낌이다. 이 말은 ‘넓게 퍼진 안갯속에 있다’라는 뜻으로, ‘일의 갈피를 잡을 수 없거나 사람의 행적을 전혀 알 수가 없는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일반적인 힘이 아닌 신비한 방술(方術)로 믿기 힘든 이적을 일으키는 도술(道術)에 관한 관심과 이야기는 예로부터 많다. 후한 때 장해(張楷)라는 인물의 이야기가 있다. 장해는 성품이 도술을 좋아해서(性好道術) 5리에 안개를 만들 수 있었다(能作五里霧). 임금이 여러 번 능력을 인정해서 등용하려 했지만, 병을
사람이 한평생을 살면서 시작과 끝맺음을 같이 하기는 참으로 어렵고 힘들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작심삼일(作心三日)’이니 ‘용두사미(龍頭蛇尾)’니 하면서 끈기 없음을 탓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러한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고 개발에 정진하며, 초지일관(初志一貫)의 자세로 흔들림 없이 일련의 일들을 추진한다. 하지만 어떤 일들을 할 때 초지일관의 자세만 견지하며 일을 추진하더라도 그 방법과 절차가 잘못됐다면 사람들로부터 오해와 의혹을 살 수도 있다. 초지(初志)가 1년이 지속되면 ‘나’를 바꿀 수 있
명(明)나라 진인석(陳仁錫)의 잠확류서(潛確類書)의 이야기이다. 당(唐)나의 위대한 시인 이백(李白)은 어렸을 때 공부를 싫어하고 놀기만을 좋아했다. 어느 날 어린 이백은 들에서 백발이 성성한 한 노파가 손에 큰 쇠막대를 들고 돌에다 열심히 갈고 있는 것을 봤다. 이상하게 여긴 이백은 그 노파에게 “할머니 지금 무얼 하고 계시죠?”라고 물었다. 그 노파는 이백을 쳐다보더니 “이걸 갈아서 가는 바늘을 만들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백은 깜짝 놀라서 다시 물었다. “이렇게 굵은 쇠막대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어요?” 그 노파는 이백에게 진
사기(史記) 상군열전(商君列傳)은 전국시대 진(秦)나라의 정치가인 상앙의 법령 시행에 관한 일화가 실려 있다. 상앙은 새로운 법을 정했으나, 백성들이 이를 믿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는 세 길이나 되는 나무를 남문에 세우고 이를 북문으로 옮기는 사람에게 금 열 냥을 주겠다고 포고했다. 그러나 백성들은 이를 이상하게 여겨 감히 옮기지 않았다. 상앙이 다시 금 오십 냥을 내걸자, 한 사나이가 나타나 그것을 북문으로 옮겼다. 상앙은 즉시 그에게 상금을 줘 거짓이 아님을 내보였다. 이렇게 해 신법(新法)을 공포했는데, 일 년 후 백성들이 그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면서 제일 먼저 만나는 선생은 부모다. 아이들에게 사물을 인식하고 인지할 능력이 생기면서 부모의 모습들이 그들의 학습 대상이 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들의 모습을 흉내 내고 따라 한다. 특히나 유아기와 아동기의 남자아이들은 아빠, 여자아이들은 엄마가 하는 행동들을 보면서 배우고 또 따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수의 아빠가 성장기의 자녀와 친해지기란 그리 녹녹지 않다. 특히나 치열하게 현재를 살아가는 부모들은 맞벌이로 인해 아이들이 일어나기도 전에 아빠는 출근하고 없다. 엄마들은 어린이집이나 위탁시설에 맡겨 놓
승수연담록은 송(宋)나라 왕벽지(王闢之)가 남송(南宋) 고종(高宗) 이전의 잡다한 일화들을 모아 엮은 책인데, 이 책의 6권에는 독서를 무척 좋아했던 송나라 태종(太宗)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태종은 이방(李昉) 등, 14명의 학자에게 사서(辭書)를 편찬하도록 명했다. 이들은 이전에 발간된 수많은 서적을 널리 인용하는 등, 7년 동안의 작업을 통해 사서를 완성했다. 55개 부문, 일천 권에 달하는 방대한 이 책은 처음 서명을 태평편류(太平編類)라 했으나 후에는 태평어람(太平御覽)으로 개칭했다. 태종은 이 사서가 완성되자 몹시 기뻐하
인구 104만의 도시 창원특례시. 지난 2010년 창원, 마산, 진해 등 3개 시의 대 통합으로 광역단체에 버금가는 통합시로 역사적인 출발을 했다. 현 경남도지사인 박완수 지사가 민선 1대 통합시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안상수 전 국회의원과 허성무 씨가 2기, 3기 민선시장을 역임했다. 지난 2020년 12월 9일 ‘지방자치법’ 정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특례시’ 제도가 제정됨에 따라 특례시로 승격이 결정됐고, 2022년 1월 13일 창원특례시로 출범했다. ‘특례시’란, 기초자치단체 지위를 유지하면서 광역시급 위상에 걸맞은 행정
사람은 한평생을 살면서 수많은 사건과 현상들을 마주하게 된다. 주역에서 말하는 사주에서는 사람의 인생을 초년·중년·말년으로 나눠 우주의 삼라만상에 빗대어 사람의 삶을 구분 짓고 있다. 하지만 사람은 각자의 삶에서 어느 때가 초년인지 또는 중년인지 그리고 말년인지 명확히 구분 짓기가 애매해서 대충 인생의 30대까지를 초년, 그 이후 40대 말까지를 중년, 50대를 시작해서 삶을 다할 때까지를 말년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들 대부분은 초년의 삶은 평범하고, 중년에 들어 모진 풍파를 만나 눈물겨운 극복을 통해서 말년으로 접어들면서 비로
불세출의 영웅은 난세에 나타난다 했다. 역사 속에서 나타난 수많은 영웅들의 공통점은 공교롭게도 대부분 난세에, 평범한 유년기를 보내고, 갖은 고초를 이겨내며, 준비하며 기다리다 어지러운 세상에 희망을 던지며 등장한다. 영국과의 백년전쟁에서 프랑스 영웅 잔다르크가 그러했고, 고대 중국을 통일한 삼국지의 유비가 그러했다. 물론 허구가 가미된 부분도 있었겠지만 역사 속 대부분의 영웅들은 어지러운 세상에 민초들에게 희망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이렇듯 진정한 영웅을 탄생시키는 것은 참을성과 자제심이다. 하지만 역사 속 영웅 가운데 과격한 기질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삼성에 입사해 처음 출근하는 아들 이건희에게 앞으로 인생 지표로 삼길 바라는 마음으로 휘호를 써줬는데, 그것이 바로 ‘경청(傾聽)’이라는 두 글자였다고 한다. 아들 이건희는 ‘시대의 지도자는 어떤 마음가짐일까? 그들의 지도력은 어떤 상황에서 발휘되는 것일까?’에 대한 깊은 고민으로 세계 일류 기업으로 삼성을 이끌었다고 한다. 리더라고 모두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리더가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고 지도력을 발휘하는 그 사람이 곧 리더이다. 뛰어난 리더는 단지 뛰어난 재능만으로 사람들